요즘 소확행이란 말을 참 자주 듣습니다.
하루키가 자신의 수필집에서 처음 사용했다죠? 역시나 일본에서 들어온 말입니다. 하지만 언제부턴가 많은 사람들 역시 마음으로는 느끼고 있었던 거죠.
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성장의 한계에 좌절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행복에 대한 욕망. 그래서 찾아낸 것이 바로
작지만 실현 가능한 확실한 행복.소확행이라는 겁니다.
욜로를 외치며 자잘한 소비에 열광하고, 탕진잼 한번에 가진걸 다 털어 보지만 남는건 후회 뿐 이었죠.
어쩌면 제가 커피에 빠져들게 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. 싸게는 백원도 안들고 비싸봐야 몇 천원이면 살 수 있는 행복이니까요.
지치고 피곤할 때 한잔.
그냥 심심해서 한잔.
때론 다른 사람을 만나며 한잔.
그러나 그 중에서 제일로 행복한 순간은 아내와 마시는 커피 한잔인 것 같습니다. 주말에 동네 카페에 둘이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노라면 결혼 전 연애할 때의 느낌도 나고, 전쟁처럼 치뤄내는 하루하루를 잠시나마 잊게되니까요. 오직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대화하는 바로 그 시간 마음 깊은 위로를 받게 됩니다.
원래 아내는 입안이 텁텁해 진다고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.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해 주다보니 이젠 익숙해졌다 하네요^^. 고마워 마눌.
얼마전 회사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이 기념 선물로 나왔습니다. 핸드 드립의 연한 커피를 마시다가 고급기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여 마시게 되니 왠만한 카페 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. 물론 크레마는 안만들어 지지만요.ㅎㅎ
이번 주말도 이런 작은 행복을 만끽하며 잘 보낼 생각입니다. 사는게 우울해지지 않도록.
댓글 영역